최소한의 이웃을 관통하는 주제는 지금 여기 공동체의 이웃이다.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말하자면 너와 나의 이야기다. 작가는 한량처럼 팔짱을 끼고 우리 공동체의 불행을 관람하지 않는다. 막장으로 들어가는 광부처럼 슬픔 안쪽으로 들어가 슬픔의 근원을 파헤친다. 궁극에는 우리가 서로에게 최소한의 이웃일 떄 서로 돕고 함꼐 기다리며 희망을 가질 수 있음을 떄론 부드러운, 때론 강골 있는 언어로 들려준다.
- 출판사 서평 중
최소한의 이웃 도서목차
1부 애정: 두 사람의 삶만큼 넓어지는 일// 2부 상식: 고맙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3부 공존: 이웃의 자격// 4부 반추: 가야 할 길이 아니라 지나온 길에 지혜가// 5부 성찰: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는 고단함// 6부: 사유: 주저앉았을 때는 생각을 합니다
1부는 두사람의 삶만큼 널어지는 일을 그려본다. 가족에게 버려졌다고 생각한 남자가 20년만에 가족을 되찾기까진 자식을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던 가족들의 노력이 있었다는것. 이제 곧 세상을 떠날 아들이 혼자 남을 아버지를 위해 비디오 리모컨 사용법을 써내겨가는 마음에는 염려와 아량이 깃들어 있다는 것. 2부는 사회적 주제를 다루며 고맙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상식을 이야기 한다. 3부는 이웃의 자격을 묻는다. 남의 가족 문제에 참견하는 게 될까 봐 아동학대에 침묵하는 것이 옳은가. 장애인이 격리되고 분리되어 살아가길 바라는 것은 아닌가. 따돌림 문화에서 나는 완전히 결백한 사람인가. 타인의 사생활을 파헤치는데 선을 넘지는 않았는가. 우리는 이 질문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가. 4부는 가야할 길이 아니라 지나온 길에 지혜가 맞닿아 있다. 과거와 현실을 오가며 역사를 알지 못하면, 우리는 결국 영속적 지배 상태에 놓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역사를 돌아보는 일이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5부와 6부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생각하는 성철과 사유의 기록을 모았다. - 출판사 서평 중
좋았던 내용
세상을 살다 보면 크고 거대한 문제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걸 앞에 두고 과몰입하거나 압도되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조금 다른 시야가 생겼을 때는 사실 그리 크고 위중한 일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거기 그렇게까지 휘둘릴 만한게 아니었다는 실감 또한 자주 합니다. 가깝게는 인간 관계부터 그래서 너는 누구 편이냐는 질문에 이르기까지 말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맞닥뜨린 크고 심란한 문제도 사실 본질을 따지고 보면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닐지 모릅니다. 여러분이 소음 앞에 무너지지 않기를. 휘둘리거나 잡아 먹히지 말기를. 조용하고 강인한 평정 안에서 무엇보다 자유로운 사람이기를 바랍니다. -237
어디서 사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사는 게 더 중요하다는 오래된 조언이 있습니다. 그게 옳은 말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현실 위에서 그런 생각은 자꾸 허물어집니다. 어떻게 살든지 어디서 사는 게 사실 더 중요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들 때가 많습니다. 여러분도 그럴 겁니다. 다만 믿고 있습니다. 소박한 곳에 머물든 화려한 곳에 기거하든 상관없이 어떻게 사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여기는 사람이 있다는 걸. 그런 이들은 삶 속에서 더 충만한 평안과 복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걸. 비록 그게 당장 겉으로 드러나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289
작가의 말
작가 허지웅.
팬데믹이 시작할 때 즈음 희망을 품었습니다.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남이 아프면 나도 아프고 내가 조심해야 남도 안전할 수 있다는 것. 모든 개인사는 타인의 삶과 맞닿아 있다는 것. 그렇게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운명 공동체라는 걸 학습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이제 와 돌아보면 순진했던 것 같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 벽은 더 높아졌고 두꺼워졌습니다. 평정이 사라진 자리에는 조급함과 피해의식이 빼곡하게 자라났습니다. 남 탓으로 가득한 공기에서 희망을 찾기란 요원해 보입니다. 우리는 이웃과 화해할 수 있을까요. 내가 타인에게 바라는 이웃의 모습으로 그들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을까요. 이웃의 등급을 나누고 자격을 따질 시간에 서로 돕는 일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더불어 살아간다는 일의 고단함을 체념이 아닌 용기와 지혜로 끌어안을 수 있을까요. 그런 의문들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을 때 첫번째 문장을 떠올렸습니다. 코로나19의 살풍경이 시작될 떄 첫장을 열었고 거리두기가 중단될 때 마지막 장을 닫았습니다. 이웃을 향한 분노와 불신을 거두고 나 또한 최소한의 이웃이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책을 펴냅니다. 2022년 8월 허지웅
- 사족
개인적으로 허지웅작가 특유의 냉철하고 시니컬한 글들의 느낌을 좋아하는데, 병에서 회복이 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일까..? 이번책은 읽는 내내 부드러워졌고 무언가 따뜻해진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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